현대 직원들도 “정권이 바뀌면서 회사 분위기가 눈에 띄게 좋아진 것을 느낄 수 있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현대의 한 임원은 “지난 5년간 공무원들 사이에서조차 현대직원이라고 하면 오해받는다며 만나주려고도 하지 않았다”며 “이제 문민정권 족쇄가 풀렸으니 의욕적으로 사업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올초 대그룹 가운데 현대가 유일하게 신년하례회를 연 것부터가 이런 의욕의 표출이었다. 기아자동차 인수계획 전격 발표 역시 마찬가지.
이와 함께 정주영(鄭周永)명예회장의 ‘외출’이 활발해진 것도 눈길을 끈다. 현대건설 대표이사로 경영일선에 복귀한 정명예회장은 건강을 과시하며 그룹 안팎의 각종 행사에 부지런히 얼굴을 내밀고 있다.
국제옥수수재단의 명예회장으로 추대되는가 하면 현대자동차의 신차 발표회에 오랜만에 참석하기도 했다. 문민정권하에서 1년에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였던 외출 횟수를 최근 한달새에 이미 넘어서버렸다.
재계에서는 정명예회장의 행보를 놓고 “문민정권하에서 삼성에 내줬던 재계 리더의 위상을 회복하려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 정명예회장은 올초 신년 사장단회의에서 “지금의 국가경제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는 기업은 오직 현대밖에 없다”고 ‘현대 구국론’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런저런 이유로 재계 호사가들 사이에선 “문민정권하에서 삼성이 현대를 앞서가는 듯하던 분위기가 뒤바뀐 것 아니냐”는 관측들이다.
〈이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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