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무빙오피스(Moving Office) 보상팀’. 자동차보험 업체간의 경쟁이 날로 심해지고 외국의 우수 보험회사들이 국내진출을 엿보고 있는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생겨난 팀.
말 그대로 움직이는 사무실. 이들은 노트북 컴퓨터와 휴대전화, 디지털 카메라로 ‘중무장’한 채 오전부터 병원과 자동차정비공장에 상주하면서 고객들에게 ‘더 가깝고 빠른’ 보상서비스를 하려 애쓰고 있다. 큰 교통사고의 경우 사고현장으로 직접 출동하는 경우도 많다.
졸지에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 고객들이 겪는 가장 큰 곤란은 치료비 다툼. 가해자와 피해자가 서로 ‘내 잘못은 없다’고 다투다보면 다친 사람이 치료비 문제로 곤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 팀의 길준영주임(32)은 최근 이런 문제를 신속히 해결한 적이 있다. 길주임이 지난달 23일 오전10시 책임구역인 S병원에 출근해보니 새벽에 음주운전자에 치인 사람이 응급치료를 받은 뒤 수술을 기다리고 있었다. 노트북컴퓨터로 자사 보험에 가입한 고객임을 확인한 다음 병원에 치료비 지불보증을 해줬다. 제때 치료비 보증을 안해주었다면 치료시기를 놓칠 수도 있는 중상자였다.
이처럼 적시보상 서비스가 가능했던 것은 직원 모두가 회사로 출근하지 않고 오전10시까지 병원과 정비공장으로 곧장 ‘출근’하기 때문.
지난해 7월 국내에서 처음 무빙오피스팀을 가동할 당시 팀원이 13명이었으나 지금은 95명. 4월부터는 1백72명으로 늘어나고 서비스 지역도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
무빙오피스팀에 대한 반응이 좋아지자 현대해상화재와 동부화재도 시범팀을 준비중이다.
삼성화재는 이 팀을 운영하면서 사무실도 절반으로 줄였다. 30억원의 사무실 임차보증금과 연간 1억5천만원의 임차료도 절약됐음은 물론이다. 노트북 컴퓨터 지급과 전용 통신회선 설치에 적잖은 초기 투자가 이뤄졌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이익이라는 판단이다.
곽노길과장은 “직원들이 고객을 만나는 시간이 늘어나자 보험금을 타기 위해 사기를 치는 ‘가짜 환자’를 가려낼 수 있는 의외의 성과도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윤양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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