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수서동 수서청소년수련원. 1층 등록창구는 피아노 수영 외국어 과학 등 각종 취미와 교양 강좌에 수강 신청하려는 학생과 학부모들로 붐볐다.
등록창구를 지나면 마주치는 실내 농구장.
엉덩이 근처에 힙합 바지를 걸친 고교생들이 코트 한쪽을 차지하고 헉헉거리며 1주일간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 있다.
농구장을 나와 2층으로 올라가면 신나는 활개짓을 접고 교양강좌를 듣고 있는 아이들 교실이 있다.
月 火 水 木을 서툴게 ‘그리고’ 있는 붓글씨반 민정이, 가로 세로 열아홉 줄이 마주치는 곳에 열심히 바둑알을 놓고있는 바둑반 우석이, 컴퓨터 모니터 앞에 앉아 강사의 지시대로 키보드를 두드리는 컴퓨터반 혜민이.
얄팍해진 아버지의 월급봉투 때문에 과외나 학원을 끊고 이곳으로 발길을 돌린 학생들이다.
개포동에 사는 주부 김은숙(金銀淑·45)씨도 지난해 12월부터 남매의 과외공부를 이곳에서 해결하고 있다. 중학교 1학년생인 아들은 영어 수학 논술 과학 검도를, 초등학교 5학년인 딸은 피아노 플루트 논술 영어를 배운다.
수련원의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은 동아리 활동. 만화반 과학반 사물놀이 하모니카 등 7개 동아리 외에 원하면 새로운 동아리를 스스로 만들어 활동할 수도 있다.
청소년들의 배움터이자 쉼터이기도 한 시립 구립 청소년회관은 서울에 모두 15개. 남부근로청소년회관은 직장에 다니는 젊은이들만의 공간. 동부근로청소년회관은 다음달부터 일반 초중고교생을 위한 취미활동 프로그램도 마련한다. 모든 회관의 수강료는 1만5천원부터 시작해 4만원을 넘지 않는다.
〈이진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