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홍찬식/美영화의 인기비결

  • 입력 1998년 3월 24일 20시 08분


‘흥행의 마술사’로 불리는 아카데미상 시상식이 올해로 70회를 맞았다. 세계적으로 수많은 시상축제가 있지만 어느 것도 아카데미상의 위력을 따라가지 못한다. 일단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영화는 엄청난 부가수입이 보장되게 마련이다. 아카데미상 수상여부는 영화팬들이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그렇지만 아카데미상을 받은 영화가 꼭 ‘좋은 영화’인가에 대해서는 반대의견도 많다. 이 상의 지나친 상업주의 때문이다.

▼엄밀히 보면 아카데미상은 미국 할리우드의 축제이지 전세계를 대상으로 한 행사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인의 눈이 집중되는 것은 미국 영화의 막강한 영향력에서 비롯된다. 유럽이나 일본 등 선진국에서도 할리우드 영화는 그 나라 영화를 밀어내고 버젓이 안방을 차지하고 있다. 아카데미상은 미국 영화의 이같은 위치를 더욱 확고히 하고 영역을 넓히는 데 적지 않은 역할을 해왔다.

▼아카데미상이 비판의 도마에 오른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주제의 진지함이나 예술성보다 ‘재미’를 중시하는 심사기준은 그렇다 치더라도 인종차별적 시각과 문화적 편견, 미국 우월주의에 대한 거부반응이 높아지는 추세다. 하지만 미국 영화가 세계 영상시장에서 압도적 우위를 차지한 비결에 대해서는 우리로서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올 아카데미상에서 11개 부문 상을 석권한 ‘타이타닉’은 무려 2억8천만달러의 제작비가 투입된 작품이다. 국내에도 개봉돼 많은 관객을 모으고 있는 이 영화가 단지 물량공세로 흥행에 성공한 것으로 생각하면 맞지 않다. 역사속의 타이타닉호 침몰사건에 남녀의 사랑을 접목시킨 아이디어와 탁월한 영상기술이 결합한 결과다. 이 점은 우리 영화인에게도 많은 것을 시사해 준다.

홍찬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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