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고 참신한 분위기의 기원’에 대한 사회적인 요청에 프로기사 노영하(盧永夏)8단이 ‘프랜차이즈’형태로 부응하고 나섰다.
바둑 체인점은 기업 방식과는 약간 다르다. 노8단은 자본투자를 하거나 경영에 직접 관여하지 않는다. 자신의 이름을 기원명칭으로 사용하고 얼굴 사진이 든 포스터와 노영하 바둑 비디오테이프를 제작원가에 체인점에 공급해주는 등 주로 ‘이미지 서비스’에 주력한다.
노8단은 지난해 하반기 10여년간 바둑비디오 제작관계로 알고 지내는 새한미디어 이형식사장(41)의 제의로 낯선 일을 시작했다.
“돈벌이에 나섰다는 오해를 받을까 봐 처음엔 무척 신경이 쓰였습니다.”
TV바둑해설과 바둑강좌테이프로 널리 알려진 그이기에 더욱 조심스러웠다. 전국에는 4천여개의 기원이 있다. 한 해 1천개 기원이 개업하지만 80%는 6개월 내에 문을 닫고 만다.
“운영이 어렵다 보니 잡기(雜技)를 끌어들이고,기원 분위기는 더 나빠지고 결국 바둑팬은 떠나가게 됩니다.”
기원이 두 얼굴을 갖게 된 것은 무엇보다 영세하기 때문이다. 하루 평균 1백명 이상 찾는 기원이 전국에 20여개에 지나지 않는다. 그럭저럭 운영을 하다 어려워지면 외도를 하고 문을 닫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
그는 이같은 점 때문에 ‘노영하’란 이름이 들어가는 기원에서는 절대로 카드 화투 마작 등 도박을 용납하지 않을 생각이다. 현재 ‘노영하기원’이란 간판을 걸고 있는 한국 최초의 프랜차이즈 형식의 가맹점 기원은 서울에 두 곳, 인천에 한 곳 등 세 곳.
‘노영하기원’체인점 가맹비 3백만원을 내면 점포 개설에 관한 상담과 함께 포스터 명함 라이터 등 용품도 준다. 하루 평균 고객이 30명 미만일 때 로열티는 없고 30∼49명이면 월 10만원, 50명 이상일 때는 월 20만원이다.
개원 행사 때 노8단이 참석해 고객들과 지도 다면기를 두어준다. 고객들은 2회 방문에 31개 한 질의 비디오테이프를 한 개씩 받는다.
“건전한 기원 풍토와 참신한 바둑 문화가 자리잡도록 하는 데 작은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합니다.”
기원계에 프랜차이즈란 ‘신수(新手)’를 들고 나온 노영하 8단의 소박한 바람이다.
〈조헌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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