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 대리는 4년째 모시고 있는 변이사의 별명을 속으로 몇번인가 뇌까리다 섬뜩함을 느꼈다. 창밖을 멍하니 내다보고 있는 변이사. 명문대 출신으로 초고속 승진해 왔다. 부회장과 동갑인 44세이지만 겉모습은 백발의 50대 중반.
변이사가 ‘변회장’ 별명을 얻은 것은 한 사건 때문. 고위직 공무원을 만나러 갔을 때였다. 공무원이 변이사를 회장으로 착각하고 “아이구! 회장님! 어떻게 여기까지 오셨습니까?”라며 정중하게 인사했다. 이 사건이 사내에 알려지면서 승진(?)한 것. 그는 이 별명에 지독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다. 부회장의 귀에 들어가는 날이면 모든 게 끝장이라는 위기의식 때문이었다. 설상가상으로 부회장이 곧 회장에 취임하는데 ‘40세 이상 임직원 살생부’가 작성되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남궁 대리는 최근 ‘변회장’일이 남의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32세의 총각이지만 대머리에 굵은 뿔테안경, 노인같은 걸음걸이로 ‘40대 같다’는 소리를 듣는 자신.
당장 20대 초반 스타일의 알 작은 뿔테안경으로 바꿨다. 산뜻한 컬러와이셔츠와 넥타이, 최신 유행곡 음반도 몇개 샀다. 가발도 맞출까 생각 중.
남궁대리의 젊어지는 행동. 이 시대 직장인 모두가 실천해야 할 지혜다. 외모가 젊어지면 생각이 젊어지고, 생각이 젊어지면 행동이 젊어진다. 나이는 문제가 아니다. 외모 생각 행동이 젊은 사람만이 조직사회에서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
김원규(퍼스널석세스아카데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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