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어린이창조학교의 대표교사격인 권귀련(權貴連·36)씨는 공교육의 여건을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권씨는 94년부터 어린이창조학교를 세우기 위해 모금활동을 벌이는 등 산파역할을 했다. 그렇지만 대표교사라는 호칭은 한사코 사양한다. 권씨는 ‘늘푸른 시민모임’ 회원과 시민, 그리고 지인들을 찾아다니며 모은 2천만원으로 창조학교의 보금자리를 전세냈다.
권씨가 시민운동에 관심을 갖자 ‘저러다가 말겠지’ 하고 생각했던 남편도 아내의 열정을 이해하게 됐다. 지금은 학교를 꾸려가는데 물심양면으로 큰 후원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아이들이 이곳에 처음 올 때는 ‘노는 것’과 ‘어울리는 것’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나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자기도 몰랐던 장점을 발견하고 어머니도 자녀를 바르게 보는 눈을 갖게 됩니다.”
이 학교에서는 입학생들의 성격검사를 통해 성향을 파악하고 심성을 강화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논리적인 아이도 있고 감성적인 아이도 있기 때문에 성격에 맞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권씨는 “어머니들에 대한 교육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지만 일부 학부모들은 학원쯤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이곳은 아이뿐만 아니라 어머니가 교사와 호흡을 맞출 때 교육효과가 높다”고 말했다. 귄씨의 아들 김범평군(13)도 창조학교 학생. 이곳에서 배운 단소 솜씨가 뛰어나 학교대표로 뽑혔다. 성취감을 느끼고 무엇이든지 스스로 계획하는 자세가 생긴 것도 창조학교의 교육 덕택이라는 게 권씨의 설명.
권씨는 “어린이창조학교가 튼튼한 뿌리를 내리고 경제적인 여유도 생기면 도심속에 아예 정규학교를 세우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