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지구촌/인민일보]「西湖」문화유산 보존을

  • 입력 1998년 3월 30일 08시 40분


항저우(杭州)의 아름다움은 시후(西湖)에 있고 시후의 아름다움은 문화에 있다. 수천년간 시후는 독특한 수려함과 매력으로 동서고금의 수많은 관광객들을 도취시켰다.

호수와 산의 자연미와 정자 누각 등의 인공경관이 서로 잘 어울릴 뿐만 아니라 중국 전통문화의 정수를 깊이 간직하고 있어 보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중국에는 미인박명이라는 말이 있다. 시후도 너무 아름답기 때문에 재난을 당하는 것 같다. 현대 오락을 향수하려는 일부 사람들이 얼마전 시후 딩자산(丁家山)남쪽 기슭에 테니스장을 짓기 위해 허가도 없이 1천2백㎡의 산림을 남벌, 9백80㎡의 산비탈이 평지로 변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육조(六朝)시대에서 명(明) 청(淸)대에 이르는 옛무덤들이 전부 파괴된 점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인위적으로 파괴됐다고 하니 실로 가슴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많은 식견있는 인사들이 기회있을 때마다 시후의 문화유산을 보호하자고 호소해왔다.

그러나 시후의 경관을 파괴하는 사건들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또 현대화를 평면적으로만 이해한 나머지 시후가 이미 노화됐다고 하면서 서양문명으로 개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같은 일부 사람들의 태도는 시후와 그 문화적 가치에 대한 인식이 충분치 못하기 때문이다.

시후는 항저우 사람들의 시후일 뿐만 아니라 전체 중국인의 시후이며 나아가 인류가 공동으로 보유한 문화유산으로서 그 누구도 시후의 풀 한포기 나무 한그루라도 파괴할 권리가 없다. 관계기관에서는 이번 딩자산 남벌사건을 교훈으로 삼고 효과적인 조치를 취해 소중한 문화유산이 더 이상 파손되지 않고 보존돼 우리 자손들에게 전해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정리·베이징〓황의봉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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