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성공하는 귀농]「1년실습」통해 시행착오 줄여라

  • 입력 1998년 3월 31일 08시 36분


‘가자, 농촌으로. 제2의 인생이 거기에 있다.’

‘실직태풍’이 몰아치는 도시를 떠나 흙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정리해고가 진정되기는커녕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이자 아예 재취업을 포기하고 농촌을 찾는 도시인이 점차 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섣부른 귀농은 더욱 참담한 결과를 가져온다. 귀농에도 일반 취업이나 창업 이상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농사는 꿈이 아니라 현실〓지난해말 경기가 최악의 침체로 빠져들면서 영농 창업자 80% 이상이 실패한 것으로 농협 조사결과 나타났다. 농협 관계자는 한결같이 “농사를 낭만적으로 생각하면 실패한다”고 강조한다.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서는 도시에서 사업할 때와 똑같이 철저한 사전조사와 수요예측이 필수적이다. 사업품목(재배작목) 사업규모(경지규모) 투자비용(시설비 주택구입비)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

현재 전국 평균 농지가격은 밭의 경우 평당 1만9천원선. 농가주택은 평당 2백50여만원이다. 비닐하우스 시설비용은 한평에 평균 9만4천원. 유리온실의 경우 한평에 40여만원이다. 영농 기본장비인 트랙터와 중형 경운기는 각각 7백만∼1천만원, 1백80만원.

▼1년 동안의 실습영농으로 궁합을 맞춰본다〓귀농을 돕는 사회단체를 활용하면 농촌과의 ‘궁합’을 알 수 있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1년 정도 농촌에서 배우는 과정에서 체질적으로 농삿일이 안맞는 사람은 전략 변경을 시도해야 한다.

농협중앙회가 마련한 영농 실습과정은 31일 1차로 신청을 마감하고 조만간 2차 신청자를 모집할 예정. 1차 귀농 신청자는 4월 중순부터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새농민상’ 수상자 1천6백여명에게서 체계적인 현장실습을 받게 된다. 매달 20쌍씩 뽑히는 새농민상 수상자들은 농협이 자랑하는 ‘프로농사꾼’. 실습기간은 백합 난 등 꽃재배가 3개월, 사과 배 포도 등 과일나무 재배가 1년.

▼기타 영농지원〓영농 희망자는 농협이 갖춘 전산망 ‘하나로복덕방’을 이용해 전국 각지의 주택 농지 농기계의 매물정보를 얻을 수 있다.

정부가 4월부터 지원하는 농촌정착자금도 놓치면 손해다. 주소지를 농가로 옮기고 농지구입 등 영농기반을 갖춘 사실을 농촌지도소에서 확인받은 50세 미만 영농 창업희망자는 1천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문의는 농협중앙회 농촌지원부 02―397―5626,5608.

〈이명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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