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초 박찬호의 문제는 제구력 난조와 단조로운 구질, 그리고 심적인 동요 등 세 가지로 요약된다.
시범경기 29이닝에서 4개의 볼넷만을 내주는 완벽에 가까운 제구력을 보였던 박찬호는 정규시즌에선 15.2이닝 동안 10개의 볼넷을 내줬다. 단순히 볼넷 숫자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볼넷을 피하기 위해 가운데 직구를 던지다 얻어맞는 경우가 부쩍 늘어났다.
지난해 피안타율 0.213으로 내셔널리그 2위를 차지했던 그는 올시즌 현재 0.373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박찬호의 주무기는 타자앞에서 뚝 떨어지는 커브와 볼끝이 살아움직이는 강속구. 그러나 올해는 이를 찾아보기가 힘들다. 13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전을 중계한 ESPN 해설자 조 모건은 “구질이 단조롭고 커브의 떨어지는 각도가 날카롭지 못하다. 지난해 보았던 박찬호의 모습과는 전혀 다르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다저스의 빌 러셀감독은 “투수라면 누구나 제구력을 잃고 헤매는 날이 있게 마련”이라며 “곧 제 컨디션을 찾을 것”이라고 말해 여전히 깊은 신뢰를 표시하고 있다.
박찬호는 18일 오전 4시20분(한국시간)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시카고 커브스를 상대로 시즌 2승에 도전한다. 메이저리그 첫 승과 10승을 올린 리글리필드는 박찬호에게는 행운의 구장.
커브스는 만년 하위팀에서 올해 헨리 로드리게스(전 몬트리올), 제프 블라우저(전 애틀랜타) 등 강타자들을 영입해 리그 선두를 다투는 팀. 선발 맞대결을 펼칠 마크 클라크는 지난해 박찬호와 같은 14승을 올린 녹록하지 않은 상대다.
박찬호가 초반 부진을 씻고 행운의 리글리필드에서 승전고를 울릴 수 있을 지…. 인천방송 생중계 예정.
〈로스앤젤레스〓김호준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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