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층에서 수납을 담당하면서 늘 정다운 얼굴로 환자와 보호자들을 맞이해 직장내에서 ‘엄마’로 통하지만 그의 미소 뒤에 숨겨진 가슴아픈 사연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간경화로 10년간 투병끝에 지난해 3월 5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 신부전증으로 매달 12차례씩 투석을 받으며 병마와 싸우고 계신 어머니. 연로하신 할머니.
박씨는 트럭운전을 하는 오빠가 벌어오는 돈으로 생계를 꾸려 나가면서 1백만원도 안되는 자신의 월급으로 어머니 병원비와 신장이식수술비까지 마련하느라 다리가 온통 붓는 것도 모르고 하루를 지낸다.
“일어나면 먼저 유쾌한 음악을 들어요. 출근을 하면 동료들과 서로 웃기는 얘기를 주고받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하죠. 그러다 보니 성격 자체가 밝아지는 것 같아요.”
그는 “병원을 찾는 환자들을 볼 때마다 투병중인 어머니와 돌아가신 아버지의 모습이 떠올라 함부로 대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나성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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