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이같은 소송이 늘고 있다. 돈많은 주식브로커의 성적 노리개 노릇을 하던 여성들이 호황을 맞아 제 몫을 요구하는 일이 잦아졌다. 번 돈을 나눠갖자는 ‘권리찾기’라고나 할까.
뉴욕의 한 이혼 전문변호사는 “미국의 경기는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장에게 물어볼 필요도 없이 내 사무실을 찾는 여인의 숫자만 보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산업을 ‘지표(인덱스)산업’이라 한다. 전체 경기를 반영하는 지표 역할을 한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예를 들어 포장재는 산업출하량을 즉시 반영한다. 산업용 전력사용량은 생산활동에 민감하며 트럭 수요는 유통 및 출하를 반영한다. 택시승객의 증감 또한 경기의 바로미터다. 지표산업은 수치로 나오는 경기지수에 비해 피부에 와닿을 뿐만 아니라 정확도도 매우 높다. 경제전문가들조차 지표산업 관계자들에게 동향을 물어 참고할 정도다.
광고도 경기지표 기능을 한다. 기업이 침체하면 기업은 즉각 광고비부터 깎고 회복조짐이 보이면 6개월가량 앞서 광고를 시작하기 때문이다.
경기에 덜 민감하게 반영하는 업종은 가구 가전제품 등 내구성소비재와 사치품. 소득이 늘거나 줄어도 일정기간이 지나야 소비에 영향을 미친다. 여성의 소송량으로 경기를 읽는 뉴욕 월가의 현실은 돈이 돌 때 ‘성(性)산업’도 흥청거림을 보여주는 ‘사회지표’라 할 수 있다.
〈허승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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