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외환위기 기아사태 개인휴대통신(PCS) 종금사 등 4개 분야 중 외환위기와 기아사태에 대한 수사를 늦어도 다음주까지는 마무리한다는 목표다.외환위기검찰은 3일까지 감사원에서 수사의뢰한 강경식(姜慶植)전경제부총리를 3차례, 김인호(金仁浩)전청와대경제수석을 4차례나 소환하고 김영삼전대통령의 서면 답변서를 받아 주요 인물에 대한 조사를 모두 마친 상태다.
검찰은 강전부총리와 김전수석이 외환위기에 책임이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직무유기혐의로 기소할 방침을 굳혔다. 이제 사법처리를 위한 법률적용 문제 등만 남겨놓고 있다.
검찰은 관리가 정책판단을 그르친데 대해 사법적으로 처벌할 수 있느냐는 논란은 법정에서 가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전부총리를 구속할 것이냐에 대해서는 수사팀안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분위기다. 하지만 검찰은 ‘야대(野大)국회’를 알면서도 회기중에 야당현역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제출하는 ‘도박’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번 주에 외환위기와 관련된 수사도 끝낼 방침이다. 기아사태검찰은 기아그룹 김선홍(金善弘)전회장이 무리한 경영으로 회사의 난국을 부르고 국가경제에까지 악영향을 미친 경위를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김전회장이 계열사인 ㈜기산 등을 통해 기업의 덩치를 불려 재벌 순위를 높이고 직원이 주주가 되는 우리사주(社株)조합을 이용해 경영권을 장악, 그룹이 흔들리더라도 정부의 구제로 살아남는 방식을 겨냥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쓸 비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김전회장이 탈세 공금횡령을 했다고 판단, 다음주까지는 구속할 태세다.PCS검찰은 이석채(李錫采)전정보통신부장관의 귀국을 종용, 이전장관이 사업자 선정 당일 청문회 배점방식을 갑자기 바꾼 이유를 캘 방침이다. 검찰은 이전장관의 이 ‘돌연한 행동’이 뇌물수수 등 개인비리나 전체적인 권력구도에서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해왔다.
검찰은 한솔PCS LG텔레콤이 뇌물을 준 적이 없다고 강력히 부인, 곤경에 빠졌다. 하지만 검찰은 몇가지 단서를 발견,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검찰은 이동통신의 표준기술로 부호분할다중접속(CDMA)방식이 채택되고 이 분야에서 기술을 쌓은 LG텔레콤이 사업자로 선정되는데 김전대통령의 사위 브루스 리(한국명 이병로)가 개입했는지에 주목했으나 인력과 시간의 부족으로 일단 수사를 중단한 상태다.종금사검찰은 종금사 인허가 과정에서 정치인과의 유착관계가 드러날 것으로 예견했으나 옛 재정경제원 간부들에게 ‘떡값’정도가 건네진 것만을 확인했을 뿐이다.
검찰은 이 때문에 종금사의 기업어음(CP)이중발행 등 영업비리를 확인하는 것으로 수사방향을 선회, 혐의를 포착했다.
검찰은 PCS와 종금사에 대해서는 시간 여유를 갖고 장기전에 돌입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
〈하준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