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안녕하십니까. 1학년2반 지성이 아비입니다.
며칠전 선생님께서 주신 전화를 받고 저희 부부는 얼마나 마음이 든든했는지 모릅니다. 매를 든 것이 마음이 아파 전화했다며 저희 아이를 걱정하시는 말씀을 듣고 고맙고 감사한 마음을 그저 ‘매를 많이 들어 주십시오’라는 말로 대신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모든 부모 마음이 다 그렇겠지만 마흔이 넘어 둔 막내아이라 버릇이 없다는 소리는 듣지 않을까, 우리 아이가 과보호 속에 자라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런 저런 걱정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새학기가 되어 우리 아이가 변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조금 여유를 갖고 아이를 바라보게 됐습니다.
요즘 지성이로부터 학교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선생님과 함께 유리창을 닦고 환경정리를 했다는 이야기, 방과후 청소했던 아이들과 함께 떡볶이를 드셨다는 이야기. 또 지난 일요일에는 반 아이들과 함께 백운대까지 등반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입시 위주의 교육을 할 수밖에 없는 교육환경에서 적극적인 판단과 용기있는 행동을 보여주시는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저희 아이가 초등학교 다닐 때는 학교 선생님과의 관계가 편하지 못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선생님 말씀에 승복하지 않고 흉을 말할 때 스승에 대한 올바른 마음 자세를 강조하면서도 아쉬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선생님과의 많은 대화를 통해 스승의 모습을 깨닫게 된 것 같아 가슴이 뿌듯합니다.
요즘 촌지교사나 과외교사 문제로 교육계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무성합니다만 우리 교육의 장래는 밝다고 저는 기대합니다. 찾아 뵙지 못하고 글로써 감사의 마음을 전하게 되어 송구스럽습니다.
황원섭(서울 서초구 서초2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