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 뒤편에 가면 문짝이나 창문을 통째로 판다. 우리같으면 목수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미국인들은 예사로 이것들을 직접 달거나 바꾸곤 한다. 손재주가 좋아서 그럴까.
해답은 표준화에 있다. 개성있는 주택들을 보면 제멋대로 지은 것 같지만 창문이나 문의 크기가 몇가지로 정해져 있다. 창문의 크기가 일정하기 때문에 유리창이나 커튼 블라인드도 정해진 사이즈로 나온다. 규격화된 문에 맞춰 문고리나 현관자물쇠의 크기도 일정하다.
사이즈를 재어 가정용품 전문점에 가면 딱 맞는 크기의 제품을 살 수 있다. 사다 끼워넣으면 그것으로 작업끝. 만약 ‘집안 잡일’이 귀찮아 수리공을 부르면 최소한 시간당 30달러 이상을 줘야 한다.
자동차도 헤드라이트나 와이퍼정도는 집에서 갈아끼운다. 엔진오일을 가정에서 교환하는 사람도 많다. 그 많은 종류의 부품을 전문점에 가면 다 구할 수 있다. 두툼한 안내책자를 뒤지면 자동차의 연식과 모델별로 부품에 번호가 있어서 처음 가는 사람도 금세 찾을 수 있다.
워싱턴 근교 페어팩스 카운티에 사는 레이먼드 보이머(47)는 84년에 산 무스탕을 아직도 타고 다닌다. “큰돈 들이지 않고 제때 부품을 교체하고 손질을 해온 덕분에 차를 오래 탈 수 있었다”고 그는 말했다.
웬만한 살림살이는 누구나 손수 바꾸거나 고치기 때문에 각종 공구도 잘 팔린다. 성능좋은 전동식 드라이버나 드릴은 군침 흘릴 만한 인기상품으로 대접받는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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