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본선의 조별리그는 가끔 묘한 구도로 펼쳐진다.
우승후보 등 8강권내 팀들은 예선에서 온 힘을 쏟지 않으며 오히려 16강권 밖의 약팀으로 꼽히는 팀들이 예선에서 총력전을 펼친다.
이 때문에 조별리그에서는 객관적 약팀이 의외로 강한 전력을 발휘하는 것이 허다했다.
한국이 86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 이탈리아를 맞아 선전했고 94년 미국대회에서 독일 스페인과 명승부를 연출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반대로 86대회에서의 불가리아, 94대회에서의 볼리비아 등 한국이 1승의 상대로 노렸던 팀들과는 고전했다.
이번 프랑스대회 한국의 대진운은 최상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최악도 아니다.
한국이 조편성전 1승의 제물로 노렸던 북중미의 자메이카와 아프리카의 튀니지, 카메룬 등과 맞붙지 않은 아쉬움은 있으나 그나마 죽음의 조로 불리는 D조(스페인 나이지리아 불가리아 파라과이)와 G조(루마니아 잉글랜드 콜롬비아 튀니지)에 속하지 않은 것만도 다행이었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우승후보 네덜란드의 덜미를 잡을 수 있는 가능성도 없다고만 할 수 없다. 또 벨기에 멕시코를 상대로 ‘대어’를 낚을 수 있는 가능성은 더욱 많다.
다른 세 팀은 모두 16강이후를 계산하고 있으나 한국은 오직 세팀만을 상대로 집중 분석한 만큼 유리할 수 있다는 것. 특히 유럽에서 비교적 약체로 꼽히는 벨기에와 심리적으로 해볼 만한 상대인 멕시코를 상대로 상대의 약점을 집중적으로 파고든다면 목표인 1승1무를 올리는 것은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이재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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