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게이 아닌거 맞아?”하다가 차츰 “게이인지도 몰라”에서 갑자기 소리치게 될지도 모른다. “그래! 난 게이다. 어쩔래?”
16일 개봉되는 로맨틱코미디 ‘인 앤 아웃’은 그렇게 시작된다. 보수적인 시골마을 고교 교사 하워드(케빈 클라인 분). 제자인 영화배우가 아카데미시상식에서 “하워드선생님은 게이였다”고 말하면서부터 그의 인생은 송두리째 뒤집어진다. 기자들이 쫓아오고, 학교에서 쫓겨나고, 결혼식은 엉망이 되고.
93년 ‘필라델피아’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은 톰 행크스의 수상 소감에서 소재를 따왔다. 당시 행크스는 “내 연기에 영향을 주었던 고교시절 연기교사가 바로 게이였다”고 말했던 것. 세인의 폭발적 관심을 불러일으킨 이 이야기에 폴 루드닉(각본)과 프랭크 오즈(감독)가 살아있는 캐릭터를 붙여 유쾌한 코미디를 만들어냈다.
영화에서 하워드가 진짜 게이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다만 어떤 계기로 자신의 정체성을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된다는 것.
‘인 앤 아웃’은 게이를 일컫는 속어. 영화에서 게이를 의미하는 ‘상투성’을 숨은 그림 찾듯 들여다 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하다.
첫째, 자명종 라디오에서 나오는 팝송 ‘마초 맨(남자다운 남자)’을 부른 빌리지 피플이 모두 게이라는 사실. 둘째, 여장을 한 TV에어로빅 강사도 역시 게이라는 것. 셋째, 미국에서 바브라 스트라이샌드를 좋아하는 남자는 십중팔구 게이라나.
〈김순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