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어보세요]아들없는 친정 돕고싶은데?

  • 입력 1998년 5월 12일 19시 58분


▼ 문 ▼

결혼한 지 7년된 주부입니다. 아들이 없는 친정을 마음놓고 도와줄 수 없어서 늘 미안한 마음입니다. 요즘 입원해 계신 친정어머니에게 별 도움이 못되고 있습니다. 시댁 어른들과 집안 일 때문에 병원에서 잘 수도 없고 간병인을 제대로 두게 돈을 넉넉히 댈 수도 없는 입장입니다. 시어머님이 편찮으실 때는 아이들을 친정에 맡기고 간병했는데요. 이런 딸의 한계 때문에 사람들은 아들을 더 원하는게 아닐까요.

▼ 답 ▼

맹인잔치에서 딸 심청의 목소리를 듣고 눈을 뜨는 심봉사의 이야기는 우리의 심금을 울립니다. 전해오는 효녀 이야기는 효자 이야기보다 더 애틋하고 가슴 저린 경우가 많습니다. 가진 것이나 줄 것이 아들보다 훨씬 적은 시대에 살던 딸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결혼한 딸의 바람은 간절한데 변화가 오는 속도는 거북의 등에 탄 봄처럼 느립니다. 폐백실 앞에서 멋쩍게 돌아설 아들 없는 친정부모에게 결혼식장에서 좀 더 깊이 고개 수그려 인사하는 딸의 아픈 마음을 누가 다 알겠습니까.

오늘 부모님께 편지를 띄우세요.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길을 하나씩 찾아보면서요. 따뜻한 마음의 약속이 담긴 딸의 편지는 큰 희망과 위안이 되어줄 것입니다.

우애령(작가·카운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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