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고기 실컷 먹고 살빼는 「황제다이어트」바람

  • 입력 1998년 5월 13일 19시 28분


“황제다이어트하십니까?”

요즘 고급호텔 피트니스클럽과 서울 근교 골프장의 회원들이 던지는 화두(話頭)는 단연 ‘황제 다이어트’. 2주일 동안 육류 생선 계란 등을 마음껏 먹으면서 밥과 국수류만 먹지 않는 별난 다이어트. ‘고기 다이어트’ ‘단백질 다이어트’라고도 불린다.

유행의 발원지는 삼성의 이건희회장(55).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옛 회장비서실)에 따르면 이회장은 3월말 2주만에 황제다이어트로 4∼5㎏을 뺐다.

이회장은 다이어트 전 1m68의 키에 80㎏ 안팎의 몸무게. 대식가에다 고기와 생선을 좋아하는 식성을 감안한 다이어트로 살을 뺐다는 설명.

이 사실이 알려지자 그룹 내에는 다이어트 요령이 담긴 쪽지가 나돌았고 사내 전산망에도 내용이 올랐다. 이어 서울 태평로의 식당가에는 ‘황제다이어트 메뉴’가 등장.

왜 이름이 ‘황제다이어트’일까? 그룹 총수인 이회장이 진원지여서인가?

아니다. 지난해말 출간된 한국보건의료관리연구원 김영치연구원의 저서 ‘황제처럼 먹어도 살이 쑥쑥 빠진다’(풀빛 간)에 이 이름이 처음 등장. 미국에서는 92년에 이 다이어트 바람이 불었다. 뉴욕의 비만클리닉 원장 토머스 애트킨스박사가 펴낸 ‘다이어트 혁명’이란 책이 미국내에서 1천만부 이상 팔렸다.

▼원리〓섭취된 탄수화물은 대부분 몸속에서 포도당으로 바뀌어 에너지원이 된다. 남은 포도당은 지방으로 바뀌어 살이 찐다. 반면 탄수화물을 거의 섭취하지 않으면 몸은 에너지원을 얻기 위해 체지방을 분해한다.

김연구원은 “지방을 아무리 많이 섭취해도 포도당이 없으면 체지방으로 바뀌지 않으므로 살이 찌지 않는다”고 말한다. 다이어트를 중단하면 다시 살이 찐다. 평소 탄수화물을 조금씩 줄이면서 되풀이해야 한다.

▼실행한 사람의 반응〓조병륜 국립보건원장은 96년초 이 다이어트로 8∼10㎏을 뺀 뒤 2∼3㎏ 찔 때마다 되풀이, 체중을 유지하고 있다고 소개. 조원장은 “힘들이지 않고 살빼는 방법”이라면서 “육개장 두부김치 등 좋아하는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어 특히 좋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의 J씨(30)는 “돈가스에서 밀가루를 떼내고 먹는 등 2주 동안 고생해 2㎏정도 줄였다”면서 “고기를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다른 방법으로도 3∼4㎏는 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상〓황제다이어트론자들은 “운동할 짬을 낼 수 없을 정도로 바쁜 사람이나 육식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효과적”이라면서 “‘밥을 안먹고는 못살겠다’는 사람, 호르몬 분비 체계에 문제가 있어 살이 찐 사람과 어린이에게는 권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이성주기자〉

◇ 황제 다이어트 식이법

▼ 먹어도 되는 음식 ▼

육류 생선 새우 게 가재 달걀 두부 야채(상추 오이 무 호박 시금치 피망 토마토) 버터 치즈 기름 지방 양념(조미료 식초 마요네즈 소금) 음료수(물 차 커피) 적포도주 소주 위스키

▼ 먹으면 안되는 음식 ▼

밥 밀가루음식 전분이 들어간 음식(대부분의 중국요리) 고구마 감자 당근 마늘 양파 대추 김 미역 다시마 과일통조림 밤 감 건포도 바나나 사과 배 포도 귤 땅콩 초콜릿 옥수수기름 설탕 꿀 잼 매실주 맥주 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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