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S씨 등 설이 난무하던 한국야구위원회(KBO)총재 인선이 표류를 거듭하고 있다.
8개 구단주들은 13일 오전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회의를 갖고 최근 사의를 표명한 홍재형전총재의 후임문제를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하고 다음 회의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이미 정치권에서 정대철국민회의부총재가 내정된 가운데 비공개로 열린 이날 구단주회의에서는 “구단주회의 결정사항인 총재인선문제가 어떻게 정부산하단체의 장처럼 구단주회의도 갖기 전에 정부 마음대로 내정될 수 있느냐”는 일부 반발과 “어차피 한국적 상황에서 정치권 인사가 올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 등 여러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전례에 비추어 이례적인 일이다. 구단주들의 정치 입김으로부터의 ‘홀로서기’ 의지표출로 해석될 만하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번 유보결정을 여론을 의식한 ‘숨고르기’로 보는 시각도 있다. 구단주들의 명분도 살리고 여권의 뜻도 거스르지 않는 ‘고육책’일 수도 있다는 것.
사실 역대 KBO총재는 집권자와 직간접으로 관련이 있는 정치인이 많았다. 그 결과 일부는 크고 작은 비리와 관련돼 사법처리를 받거나 검찰에 불려 다녀 뒤끝이 좋지 않았다.
최근 5대 총재 권영해전안기부장의 북풍관련 구속, 3대 총재 이상훈씨의 율곡사업관련 구속, 6대 김기춘총재의 초원복국집 발언으로 인해 고발당한 것, 9,10대 홍재형총재의 종금사 무더기 인허가 관련 검찰소환조사 등이 바로 그것.
김대중대통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정부인사는 전문성과 능력, 경험을 중시하겠다고 말했다.
야구는 야구인에게 맡겨야 옳다. 더구나 KBO는 정부기관이 아닌 민간단체가 아닌가.
〈김화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