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수하르토측근 통합군사령관 위란토장군

  • 입력 1998년 5월 13일 20시 00분


인도네시아사태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혼미속에 빠져들면서 군부의 향배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 통합군사령관겸 국방장관인 위란토장군(50)의 거취가 주목을 끌고 있다.

2월 초 육군참모총장에서 군최고위직인 통합군사령관으로 발탁된데 이어 3월 조각에서 국방장관까지 겸직하게 된 그는 통합군사령관 취임사에서 수하르토대통령에 대한 충성을 수차례 다짐할 정도의 수하르토 측근.

그러나 이같은 충성서약에도 불구하고 그는 수하르토대통령의 정국운영 방식에 대해 다소 비판적이며 현재의 정치 경제상황을 어떤 식으로든지 다소 바꿔야 한다는 온건개혁파의 기질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는 6일 북수마트라 메단시 등에서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직후 “군부는 학생과 시민들의 개혁요구를 수용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군부가 개혁에 나설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그는 “개혁 이행문제를 논의할 준비는 돼있으나 이는 점진적이고 헌법에 의거해야 한다”고 말해 쿠데타를 통한 대통령 축출 등은 고려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전문가들은 “소요가 격화돼 수습이 불가능한 최악의 사태가 발생할 경우 위란토사령관이 명령을 어길 가능성이 있으나 스스로 반기를 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그는 90년대 들어 과거 인도네시아 독립전쟁 출신의 1세대 장군들을 대체하며 군부 실세로 등장한 수하르토대통령 부관출신들 중 선두주자.

68년 육군사관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한 뒤 동티모르 주둔군에서 복무했던 그는 89∼93년 대통령의 부관을 지낸 것을 계기로 승승장구해 오늘에 이르렀다.

특히 대통령 곁에서 국정운영을 지켜보면서 일반 군장성들과는 다른 특출한 정치감각을 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군부내 그의 최대의 정적은 수하르토대통령의 사위인 프라보 특전사령관(46). 위란토사령관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장인의 힘을 믿고 영향력 확대를 꾀하는 프라보사령관과의 사이에 끊임없이 갈등과 알력이 빚어지고 있어 인도네시아 사태진전의 한 변수라는 평도 있다.

〈윤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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