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평화운동단체「트랜센드」 요한 갈퉁 소장

  • 입력 1998년 5월 15일 19시 29분


“2년 전 광주 망월동 5·18 묘지를 찾은 적이 있습니다. 봉긋 솟아오른 무덤들을 바라보면서 민주주의란 그처럼 땅 속에서 용솟음치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망월동은 한국 민주주의의 상징입니다.”

이번 5·18 국제학술심포지엄에 참가한 세계적인 사회학자 요한 갈퉁 노르웨이대교수(68). 그는 전세계적 평화운동 네트워크인 ‘트랜센드’의 소장이기도 하다.

갈퉁은 ‘평화적 시위, 폭력적 진압’을 5·18의 가장 큰 특징으로 꼽았다. “이것은 한국의 불행입니다. 89년 옛 동독에서 8천여명이 반정부 시위를 벌였지만 희생자는 한 명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얼마 후 독일은 통일이 됐죠. 그러나 한국은 반대의 길을 갔습니다.”

미완의 광주 민주화운동. 정녕 완전한 혁명이 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갈퉁은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 근거로는 5·18의 최대 피해자인 김대중(金大中)씨가 대통령이 됐다는 점, 현 정부가 국가 독점을 축소하고 과거 정권안보 차원에서 불법으로 규정했던 일들을 합법화하고 있다는 점 등. 갈퉁은 또한 “5·18 정신을 세계인이 공유하기 위해선 5·18이 학생운동이 아니라 시민운동이었으며 폭력 진압은 남한 정부와 미국 군부의 합작품이었다는 사실을 먼저 널리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광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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