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중고등학교 김한태(金漢泰·63)교장. 사단법인 사회교육시설학교 전국연합회장이기도 한 그는 교육자로서는 매우 이색적인 경력을 가지고 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6·25전쟁이 터지자 그는 진학의 기회를 놓치고 공군에 입대해야 했다. 공부를 계속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던 그는 군에 복무하면서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야간과정을 졸업했다. 20여년간의 군생활을 마치고 71년 전역한 뒤 그는 서울 영등포에서 소규모 화물운송사업을 시작했다.
“그때 종업원들 중에는 시골에서 무작정 상경한 젊은이들이 많았어요. 이들에게 기술을 가르쳐 일을 시키곤 했지요. 그런데 이들 중에는 글을 모르는 사람이 많았어요.”
종업원들이 까막눈이라 업무에 지장이 많자 그는 이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주기로 결심했다. 김교장은 자신이 데리고 있던 종업원들과 인근 업체의 근로자들을 모아 ‘영등포 청소년 직업학교’를 열었다.
“사실 어렸을 때 장래희망이 교사였습니다. 또 군복무시절 웅변대회에서 1등을 할 정도로 남 앞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했지요. 그래서 야간대학에 다닐 때도 교직과목을 이수했습니다.”
현재 성지중고가 입주한 건물은 강서구청 소유의 종합복지회관. 김교장은 공간이 부족해 찾아오는 학생들을 모두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 제일 답답하다고 말했다.
1년에 2천여만원이 넘는 임대료도 여간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다. 그래서 그는 교사들 월급 만이라도 정부에서 지원해 줄 것을 바라고 있다.
“우리 학교 학생들은 대부분 학교나 사회에서 일탈했던 경험을 가진 아이들입니다. 이들이 이곳에서조차 교육받을 기회를 갖지 못한다면 이들의 장래는 없는 거나 다름없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