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워스’이후 영화계의 확실한 장르로 자리잡은 SF영화는 ‘쥬라기공원’의 세계적 흥행 성공에 힘입어 영화제작자들이 앞다퉈 투자하는 분야다. 칸영화제의 폐막작품이 SF영화인 ‘고질라’인 데서도 SF영화의 인기를 알 수 있다. ‘용가리’ 역시 공룡을 닮은 괴물 용가리가 현대 도시에 부활하면서 파괴가 시작되자 이를 퇴치하는 과정을 그린 전형적인 SF영화라고 한다.
▼잘 알려진 것처럼 국산 영화 수출은 빈약하기 짝이 없어 지난해의 경우 37편에 겨우 2백30만달러를 벌어 들였을 뿐이다. 그러나 ‘용가리’는 단 한편으로 지난해 한국영화 총 수출액을 훨씬 뛰어 넘는 성과를 올렸다. 지난해 외국영화 수입에 쓴 외화가 6천9백27만달러나 돼 무역역조를 극복하기까지는 요원해 보이지만 ‘용가리’는 그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도 높이 평가할 만하다.
▼부존자원이 빈약한 우리나라로서는 문화상품의 수출이야말로 21세기의 활로가 아닐 수 없다. 국산 자동차 한대를 수출해 평균 4백달러를 벌어들이는 현실에서 외화가득액 면에서 볼 때 ‘용가리’는 자동차 7천대 수출과 맞먹는다. 그러나 영화는 벤처산업의 대접을 못받아 여신전문금융업법이나 조세감면규제법상의 혜택도 못받고 있는 현실이다. 문화상품에 대한 인식을 새로이 할 때다.
임연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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