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문권배／대입 계열교차지원 문제있다

대학마다 신입생과 편입생을 다양한 방법으로 뽑기 위해 기존 입학제도에 변화를 강구하고 있다. 다양함을 위한 제도의 변화속에서 유념해야 할 것은 그 변화의 결과가 교육적인 기본틀까지 훼손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입학제도를 좌우하는 변수로 전형방법과 지원자격이 있다. 신입학에서 교차지원 허용과 편입학에서 계열 무시라는 제도 변화는 지원자격만을 파격적으로 완화시킨 것이다. 이 조치는 현재 전공계열을 보다 성숙한 나이에 한번 더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만이 강조되어 환영받는 듯하다. 그러나 이 조치의 진정한 성패는 그 전형방법에 달려있음을 강조하고 싶다.

교차지원을 허용하고 있는 대학들의 전형방법은 어떠한가. 시행될 전형방법은 그 계열의 능력을 정확히 가늠할 수 없는 타계열의 수능성적이 그대로 스며 들어와 박힌 돌들을 불공정하게 몰아낼 수 있게끔 한다. 이는 인문 자연계열의 속성을 인정해 범위와 문제를 달리 하는 수능출제 의도와도 배치되는 것이다.

교차지원이 허용된 상황에서 취약한 전형방법은 합격이 지상목표인 학생들에게 전공을 갑작스럽게 바꾸도록 유혹할 수 있다. 입학 후 후회와 방황 등 역기능이 심각해 한편에선 이미 폐기 처분된 제도이다.

또한 계열을 무시하고 있는 대학의 편입학 전형방법은 어떠한가. 까다로운 전형방법은 편입생 모집에 불리하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대학마다 지원자격 완화와 더불어 편입 경쟁력을 더 강화하기 위해 전형방법은 날로 허술해져가고 있다. 계열 구분 없이 영어로만의 전형, 다양해 비교하기 힘든 전적 대학 성적들만으로의 전형, 서류 및 면접만으로의 전형방법이 제각기 실시되고 있다.

전형방법이 지원자격의 완화로 인한 폐단을 극복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자격의 완화는 적재적소 인재 발굴에 실패하는 등 심각한 교육적 문제점을 초래한다. 이점은 특히 자연계열에서 심각하게 나타난 경험적 사례다. 정보화 사회에서는 정보를 공유할 수 있어서 시행착오를 쉽게 줄일 수 있다. 훌륭한 전형방법이 전제되지 않는 한, 지원자격만을 완화하는 것은 권장할 만한 조치가 결코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문권배(상명대교수·수학교육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