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갈등탐구]양창순/무관심한 상대 「감정이입」시도하라

  • 입력 1998년 5월 20일 19시 45분


부부상담을 하다보면 문제가 해결되고 상대방이 달라지는 듯 하면 더 큰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들이 있다. 마치 자신의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라지 않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것. 물론 무의식적인 반응이므로 본인에게 그 점을 일러주면 오히려 펄펄 뛴다.

이런 타입은 가까운 사람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는 것을 두려워한다. 반대로 강렬한 감정이 필요하지 않은 관계는 잘 유지한다. 감정이 뒤얽히는 관계에서는 거리를 두고 상대가 다가오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흔한 것이 성장과정에서 부모로부터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한 경우. 상대방이 자신의 사랑을 거부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잠재해 있다. 어린 시절의 경험에 부정적 요소가 많은 사람일수록 사랑을 믿지 않는다. 당연히 친밀한 인간관계를 맺는 데도 큰 어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따금 돌처럼 차갑고 무관심한 남편 때문에 사는 것이 힘겹다고 호소하는 아내를 본다. 그들의 남편은 대개 이런 유형에 속한다.

이런 경우 배우자가 처음부터 너무 가깝게 다가가려고 하면 무의식적으로 거부하게 되므로 자칫 불행한 결과를 가져온다. 따라서 천천히 조금씩 감정이입을 시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양창순<서울백제병원 신경정신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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