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전철 아래 1㎞ 가까운 인도에 좌판이 놓여지고 상품이 진열되면 바로 장이 시작된다. 채소 육류 생선 과일 등 식료품부터 그릇 옷 헌책 등 없는 물건이 없다.
주민들은 아침 일찍 이곳을 찾아 먹을거리를 사기도 하고 싼값에 나온 쓸만한 중고물건은 없는지 꼼꼼히 살펴보기도 한다.
장이 끝나는 오후2시까지 상인 트럭이 차도 일부를 점령해 교통이 여간 혼잡한 게 아니다. 그러나 이 길을 지나는 운전자들은 장날이라서 그러려니 하고 다른 길로 돌아가거나 교통체증을 참고 견딘다.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사라진 전통 장이 프랑스에는 고스란히 살아 있다. 지방은 물론 수도인 파리에서도 동네 부근에 정기적인 장이 서게 마련이다.
수요일과 일요일, 또는 화요일과 토요일 등 일주일에 두 번 오전에만 열리는 것이 보통.
시 외곽에 위치한 대형 하이퍼마켓보다 값은 약간 비싸지만 집에서 10분 걸음이면 닿고 산지에서 막바로 온 신선한 농수산물이 많아 인기다.
프랑스인들은 전통 장을 보존함으로써 사회적으로 두 가지 커다란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한다.
대형 유통점의 공세 속에서 소매상인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존립기반을 마련해 준다는 점과 실업자가 될 수도 있는 인력을 상당부분 흡수해 준다는 점이다.
까르푸 등 세계적 유통업체를 갖고 있는 프랑스가 체인점 숫자를 엄격히 통제할 뿐만 아니라 도심지에는 아예 허가를 내주지 않는 데는 이런 이유가 있다.
〈파리〓김상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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