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캠페인]뉴질랜드 노인운전면허 「특별관리」

  • 입력 1998년 5월 25일 19시 28분


생일을 한달 앞둔 4월22일 오후 프레드 허드슨은 오클랜드 병원을 찾았다. 주치의에게 기본적인 건강진단을 받은 허드슨은 시력 청력 지각력 반응력 운동력 등 각종 테스트를 신청했다.

2시간 뒤 그는 ‘특별한 이상이 없다’는 주치의의 진료의견이 첨부된 의료증명서를 손에 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71세의 ‘특별한 생일’ 준비를 마친 그는 한없이 기뻤다. 생일인 6월22일 전에 의료증명서를 들고 운전면허국을 찾아가면 노인용 운전면허를 받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뉴질랜드의 노인 운전자들은 허드슨처럼 71세가 되면 운전면허를 경신해야 한다. 어른이 되기 위해 ‘성년식’을 치르듯 서러운 ‘노인식’을 치르는 것이다.

면허를 경신하기 위해서는 만71세가 되기 60일 전에 ‘운전면허용 의료증명서’를 발급받아 면허당국에 제출해야 한다. 새로 발급된 이 운전면허의 유효기간은 5년.

76세가 되면 한번 더 운전면허를 경신해야 한다.

이 때는 60일 이내의 의료증명서 제출은 물론 운전면허 시험관을 태우고 15분 동안 도로에 나가 운전능력을 평가받는 ‘실전운전테스트’까지 받아야 한다. 감독관이 안전운전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면 합격이다.

이 테스트는 감독관으로 부터 새 교통법규에 대해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76세 이후에는 매년 운전면허를 경신해야 한다. 의료증명서는 해마다 내야 하지만 실전테스트는 2년에 한번씩만 받으면 된다.

테스트에서 떨어진 노인 운전자는 면허증을 반납해야 하지만 정도에 따라 제한운전면허를 발급해 주기도 한다.

제한운전면허는 일정한 시간이나 장소를 정해 운전을 허락하는 면허증이다. 예를 들어 낮에만 운전을 허용하거나 집에서 일정거리를 벗어난 운전은 금지하는 것 등이다.

운전면허 경신비용은 17달러(약 1만7천원)정도. 실전운전테스트를 받을 경우 9달러가 추가된다.

〈오클랜드〓이호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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