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노인 사상자 비율이 이처럼 높은 이유에 대해 시드니대 솜즈 좁 교수는 “노인들은 자신이 젊은이만큼 빠르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노인들은 생각같아서는 금방 도로를 건널 것 같지만 실제로는 몸이 느려 사고를 당한다는 얘기다.
또 자동차에 치이는 사고를 당한 경우 10대 청소년은 1.7%만 사망하지만 노인들은 몸이 약하기 때문에 사망률이 10.4%나 된다.
사고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보행자가 도로횡단중 좌우를 계속 살펴야 하는데 노인들은 이를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
호주 도로교통청(RTA)은 이같은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노인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각종 교육을 실시하고 도로를 개선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각 구청에 고용되어 있는 도로안전담당관의 주요 임무 중 하나도 노인에 대한 교통안전교육을 실시하는 것이다.
또 운전면허국은 노인 운전자의 면허를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80세부터는 해마다 시력 청력 및 각종 의학검사 결과가 담긴 의료증명서를 면허관리청에 제출해야 한다.
그리고 85세부터는 매년 시력 청력검사 및 의학검사 외에 실제 도로주행 능력을 테스트하는데 여기에 합격해야 운전을 계속 할 수 있다.
또 RTA는 95년부터 ‘노인 운전자 핸드북’을 발간, 75세에 이른 모든 운전자에게 자택으로 우송해준다. 핸드북은 운전시 주의사항은 물론 어떻게 횡단보도를 건너는 것이 안전한가 등을 담고 있다. 자신의 운전능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평가해볼 수 있는 퀴즈 문제도 수록돼 있다.
우리나라도 61세 이상 노인 교통사고 사망자가 86년 8백2명에서 96년에는 2천1백87명으로 2.7배나 늘었다. 노인 교통사고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한 때다.
설재훈(교통개발연구원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