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10대 재벌의 대출한도(바스켓)관리제도가 폐지되면 대기업에 자금이 더 집중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바스켓관리제도는 금융기관 총여신의 일정비율(작년 5대 그룹 8.86%, 10대 그룹 12.16%)이상 5대 또는 10대 재벌에 집중되지 않도록 제한하는 것.
이같은 우려에 대해 금감위는 “선진국에서 보편화돼 있는 동일계열기업군 여신한도제를 작년 8월에 도입했기 때문에 재벌에 여신이 집중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동일계열 여신한도제는 은행 자기자본의 45%까지 동일계열기업군에 대출토록 하는 것. 바스켓관리제도는 은행 대출총액에 대한 제한만 있어 대출액을 한 두개의 특정 재벌에 집중해도 규제할 수 없는 맹점이 있었다. 금감위는 바스켓관리제와 동일계열 여신한도제 중 어느 쪽의 대출여력이 더 크고 재벌에 대한 자금지원 비중이 어떻게 달라질지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기업의 회사채와 해외증권 발행이 자유화돼 대기업들이 높은 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해 돈을 긁어모을 경우 자금 편중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거래소 이광수(李光洙)채권부장은 “5대 그룹을 제외한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는 것은 신용리스크 때문”이라며 “대기업이 아닌 기업들이 설령 금리를 올려 회사채를 발행해도 리스크가 줄지 않으면 소화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상장 또는 코스닥 등록법인이 아닌 기업도 시설재도입 해외투자 등 용도와 관계없이 해외증권을 발행할 수 있게 돼 우량기업들은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가신용도와 기업신용도가 낮아 투자적격으로 판정될 지는 미지수.
제2금융권의 자금조달 숨통을 트기 위해 보험사 콜머니 차입한도가 확대되고 카드채 리스채 등 특수채의 발행물량 사전 조정이 없어지며 증권사 담보대출한도와 유지비율도 자율화된다.
제2금융권이 국제수준의 재무건전성을 맞추기 위해 대출을 줄이고 있어 이같은 자금조달 완화조치가 얼어붙은 자금시장을 녹일 만큼 기업에 대출 증가로 연결될 지는 속단하기 어렵다.
투자신탁회사들은 증권과 은행이 환매조건부로 인수하는 대상에 미매각수익증권이 포함되고 인수합병(M&A)펀드 등 특정 목적펀드의 경우 신탁재산의 20%까지(종전 10%) 주식투자를 할 수 있어 자금운용이 개선될 전망이다.
보험회사는 기업어음(CP) 할인과 계열기업과의 비상장유가증권 거래가 가능해져 늘어나는 콜머니 차입한도를 기업어음 할인이나 계열사 보유 비상장유가증권 매입에 상당 부분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카드 리스사 등 여신전문금융사들은 기업어음 발행 때 복수의 신용평가를 받지 않아도 돼 시간과 경비를 줄일 수 있게 됐다.
〈김상철기자〉
▼ 금융관련 주요 규제완화 내용▼
◇ 은행
△5대및10대계열기업군에대한 대출한도 관리제도 조기폐지
△대손상각처리 업무의 간소화
△모은행 임직원의 자회사 비상임 임원 겸직시 자동 승인
◇ 증권
△회사채 발행조건 자율화
△해외증권의 발행 자율화
△카드, 리스채 등 특수채 발행물량 사전조정제도 폐지
△증권투자신탁의 동일종목 유가증권 투자한도 상향조정
◇ 보험
△보험회사 콜머니 차입한도 확대
△보험회사의 자기계열집단 등과의 재산거래 제한 완화
△자동차보험 인수제한 등 완화
◇ 제2금융권
△종금사의 MMF 등 초단기 공사채형 펀드의 한도 상향 조정
△카드,리스사 등의 기업어음 발행시의 복수 신용평가 의무조항 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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