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지구촌/더타임스]헝가리총선과 오르반 승리

  • 입력 1998년 5월 26일 19시 28분


▼ 더 타임스 ▼

1981년 어느날 헝가리 세케슈페헤르바르의 한 마을에서 빅토르 오르반이라는 이름의 젊은이가 장래를 놓고 아버지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오르반은 프로 축구선수가 될 것인지, 대학에 진학할 것인지 고민했다. 그의 아버지는 “우리 집안에서 누군가는 대학에 가야 할 때”라며 대학진학을 권유했다.

올해 헝가리가 프랑스월드컵에 참가하지 못하는 것은 오르반 아버지의 이 한마디 때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그만큼 뛰어난 축구선수였다.

오르반은 부다페스트 대학에 진학, 법률을 공부했다. 그는 88년 반체제 우익 대학생들의 단체인 청년민주동맹을 결성해 민주화 운동에 불을 붙였다. 31일로 35세가 되는 그는 이미 20대 때 민주화운동의 대표적 지도자였으며 언젠가 헝가리 최고의 지도자가 될 것으로 촉망받아왔다. 실제로 그는 이번 선거에서 집권 사회당을 물리치고 승리해 차기총리를 예약했다.

오르반이 모든 것을 완전히 바꿀 수는 없지만 문제를 보다 지적으로 다룰 것으로 기대된다.

헝가리는 88년 만해도 동유럽 블록의 지도국이었다. 현재 체코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세계인들은 바츨라프 하벨 체코대통령의 이름은 알아도 헝가리대통령의 이름은 모른다.오르반은 강한 헝가리의 건설과 부패척결이라는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높은 인플레율과 많은 외채로 헝가리 경제는 말이 아니다.

물론 오르반은 마술사가 아니다. 그러나 차선은 될 수 있다. 그는 잉글랜드 프로 축구선수 앨런 셰어러와 같은 강인함과 에밀 졸라와 같은 재능을 갖고 국정을 수행해나갈 것이다.

〈정리〓윤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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