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주권이 중국으로 반환된 뒤 첫 입법회(의회)선거가 열렸다. 투표율은 53%를 넘어 주권반환 전 두 차례 선거 때보다 크게 높았다.
총의석 60석중 40석을 차지하는 직능단체 및 선거위선출 간접선거에서는 친중국파가 석권했으나 20석의 직접투표에서는 민주당을 포함한 민주세력이 15석을 얻어 압승했다. 직접선거에서 친중국파의 패퇴는 둥젠화(董建華)행정장관이 이끄는 정치가 대중의 평가를 받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중국반환 후 홍콩에서는 공안 및 사회조례의 수정, 인권법의 일부조항 삭제 등 서서히 표현 및 인권측면에서 규제를 받기 시작했다. 주가와 부동산가격이 폭락하고 관광업도 타격을 받는 등 경제적 어려움도 정권에 역풍(逆風)이 됐다. 둥장관이 충분한 행정수완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불만이 비판표로 나타났다.
앞으로도 입법회 다수파는 친중국파다. 그러나 중국이 홍콩정치에 개입하는 것을 경계해온 민주파가 의석의 3분의 1을 차지한 의미는 크다. 홍콩주민들은 민주파에 지지를 보여주면서 중국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겠다는 균형감각을 보였다.
민주파는 입법회에서 중국과 홍콩당국의 의사에 반하는 의견도 주장할 것이다. 이는 홍콩 민주정치를 지키고 중국민주화를 촉진하는 힘이 될 수도 있다.
홍콩에서는 중국이 임명한 행정장관의 권한이 강하고 입법회 권한은 한계가 있다. 그러나 입법회는 홍콩 전역의 민의를 대표한다.
둥장관과 친중국파는 마음에 들지 않는 의견이 있더라도 입법회 내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정리·도쿄〓권순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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