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업계도 국제통화기금(IMF)시대를 맞아 심각한 경영난에 허덕이기는 마찬가지. 문제는 구조조정도 해보지 못한 채 앉아서 도산할 처지란 점이다.
이유는 골프장 매매시 부과되는 엄청난 중과세 때문. 골프장(18홀 기준)을 매입할 때 내야 하는 취득세는 무려 1백억원선. 골프장 취득세율(1천분의 1백50)이 일반시설(1천분의 20)의 7.5배나 된다.
현재 국내의 골프장수는 건설중인 82개를 포함해 모두 1백99개. 이중 25개가 IMF사태 이후 매각에 나섰으나 단 한 건도 성사되지 못했다.
1백억원의 취득세까지 물어가며 적자운영이 불보듯 뻔한 골프장을 사들이는 투자가가 없는 것은 당연한 일.
김대중대통령은 10일 ‘국민과의 대화’에서 “외환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수출과 외자유치만이 살길이다. 외자유치를 위해서는 국영기업체나 정부투자기관까지 외국에 매각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정부는 4월1일 골프장에 대한 외국인투자를 전면허용했다.
그러나 국내 골프장 인수를 추진하던 미국과 일본의 몇몇 기업은 일반세율보다 취득세는 7.5배, 재산세는 17배, 종합토지세는 17∼50배나 높은 골프장관련 세금체계에 놀라 매입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골프장사업협회는 18일 규제개혁위원회에 ‘골프장 외자유치 및 활성화방안’을 건의했지만 성사여부는 불투명. 구조조정을 하고 싶어도 방법이 없는 골프장업계는 ‘벙어리 냉가슴’만 앓고 있다.
〈안영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