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 밀리네. 아침 신문 보니까 이제 그나마 버스전용차로도 출퇴근시간대(오전7∼8시, 오후6∼8시)로 축소한다던데. 아예 자가용 승용차 몰고 다니라고 정부가 강요하는구먼.”
“그래요. ‘시민불편을 덜어주기 위해서’라던데 도대체 버스 타는 사람은 시민 아닌가요. 만원버스가 꽉 막혀 서 있으면 그야말로 생지옥인걸 그 사람들이 알까요.”
“기름 아끼자고, 대중교통 이용하자고 하면서 정책은 정반대로 나가니.”
“그런 결정을 한 높은 양반들이 시내버스 한번 타봤겠어요?”
이에 앞서 4월 중순 50번 시내버스안. 라디오 뉴스에서 택지소유상한제 폐지 입법예고 소식을 듣던 운전기사와 승객 사이에 이런 얘기가 오갔다.
“이제 졸부들은 마음놓고 대저택을 지을 수 있겠구먼요.”
“그뿐입니까. 금융종합과세도 없어졌잖아요. IMF가 되니 돈많은 졸부들만 더 살판났어요.”
정부가 ‘선진국 수준에 안맞는 각종 규제를 풀고, 돈이 돌게 하기 위해’라고 설명하며 내놓은 일련의 정책들. 그러나 많은 시민은 이들 시책을 동떨어지게만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이 괴리감을 좁힐 수 있는 방안은 없는 것일까.
이기홍<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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