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함재봉교수(연세대)에게 두 사상은 한국사회 특유의 논리와 모습을 파헤치는 중심축을 이룬다. 한국 정치담론의 현주소를 살피고 미래의 지향점을 설정하는데 근대사상과 포스트모더니즘, 그리고 유교에 대한 이해가 동시에, 그리고 상호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먼저 서구의 근대사상은 한국정치 고유의 논리와 동인(動因)을 포착하는데 실패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그 근대사상을 비판적으로 분석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이론은 포스트모더니즘.
그리고 유교는 서구 사회과학으로 잡히지 않는 한국의 정치 사회적 토양을 이해하는 이론의 틀을 제공한다. 유교의 작동원리를 밝히는 것은 곧 한국정치의 논리를 밝히는 것이다.
나아가 유교는 포스트모더니즘을 통해 드러나는 근대사상의 한계와 공백을 메우는데 매우 적절한 비교론적 관점과 대안을 제시한다. 유교는 근대사상이 이미 해체해버린 부분들을 간직하고 있는 것.
하지만 저자는 근대에 대한 막연한 공포와 거부감 또는, 과거에 대한 맹목적인 긍정과 향수에 따른 유교 추종은 경계해야 할 지적 쇄국주의라고 덧붙인다. 나남출판. 12,000원.
〈이기우기자〉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