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편지]김주영/『학용품 낭비않고 다 쓸게요』

  • 입력 1998년 6월 1일 07시 29분


▼ 힘든일 하시는 아버지께

15년 동안 결석한번 지각한번 않고 모범 회사원으로 표창장까지 받은 아버지가 회사를 그만두었다.

퇴직금으로 아버지는 기획사무실도 열어보고 책도매도 해 보았지만 실패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지금 맞벌이를 한다.

아버지는 하시는 일에 대해 자세히 털어놓지 않았다. 나도 어떤 일을 하고 계시냐고 여쭤보지 않았다.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업종 중 하나일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만….

이런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수북이 쌓인 지우개, 반도 안쓴 연필들…. 모두 다 쓸 때까지 학용품을 일절 사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아버지가 혹시 이 글을 보고 자존심 상해 하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버지, 저는 우리 가정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아버지가 무척 자랑스럽습니다.

김주영(용호중학교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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