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취업알선 창구에서 하루만 상담을 해봐도 ‘생각없는’구직자가 의외로 많은 것에 놀라게 된다. 글씨체뿐만 아니라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기초도 모르는 사람이 허다하다.
자기소개는 바로 ‘자기PR’. 남들에게 자신이 필요한 사람이라는 것을 인식시켜야 하는 것이다.
대기업을 지난해 퇴사한 P씨. 성장과정이나 성격을 수려한 문장으로 소개서에 늘어놓았다. 화려한 경력을 설명하는 데도 열심이다. 그러나 자기소개서를 다 읽어봐도 P씨가 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분명치 않다. A4용지로 5장이나 써왔지만 ‘알맹이’가 없어 바쁜 취업 카운셀러의 시간만 축낸다. 카운셀러들은 ‘장편소설’을 읽다가 짜증을 내기도 한다.
자기 소개할 때는 미리 장점을 구체적으로 요약, 정리해놓거나 최소한 머릿속으로라도 구상해서 알선기관으로 와야 한다. 업체에서는 구직자의 업무능력에 관심을 가장 많이 갖는다. 학력만으로 채용하던 시대는 옛날 얘기다. 컴퓨터든 어학실력이든 한 분야에서는 정통해야 한다.
컴퓨터 능력의 경우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구체적으로 나열하라. ‘엑셀 파워포인트 인터넷 통신 등등에 능숙하다’는 식으로 말이다. 외국어 구사 능력도 중요하다. 어학연수 경력이나 토플 JPT 등 공인 외국어 능력 인정 시험성적도 반드시 기재해둔다.
경력자인 경우 담당했던 업무 내용을 구체적으로 써야 한다. ‘총무’가 아니라 ‘임금 의료보험 연금업무’ 등으로 세분하라. 기계 기술자도 막연한 ‘기술직’이 아니라 ‘기계설계’ ‘캐드(CAD)’식이 유리하다.
무역실무과정을 비롯, 재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으면 재취업에 도움이 된다.
직업전문학교에서 정보처리 1년 과정을 밟고 정보처리기능사 2급 자격증을 취득한 한 고졸출신 여성은 11개월의 짧은 경력에도 불구, 구직 등록 하루만에 취업했다. 착실하게 실력을 키우고 자기소개도 겸손하고 구체적으로 쓴 덕택이다.
권영옥(서울인력은행 전문상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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