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것이라고는 위로는 함백산 정상의 방송국 송신탑, 아래로는 넓게 펼쳐진 백두대간 뿐. 진입로 외에는 사방이 아득한 절벽뿐이다.
국가대표선수촌 태백분촌은 바로 이곳에 있다. 대한체육회가 96년부터 2년여 동안 총공사비 28억원을 들여 해발 1천3백30m인 이곳에 지상 2층의 숙소와 4백m 우레탄트랙 등을 마련했다. 이달중 개촌을 목표로 현재 조경공사와 운동장 잔디조성 등 마무리 공사를 한창 진행중이다.
이곳은 주로 육상종목 선수들이 이용할 예정. 산소가 상대적으로 희박해 심폐기능을 강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수들에게 이곳은 ‘쇼생크의 감옥’. 가장 가까운 마을까지 걸어서 한시간. 불빛 구경조차 할 수 없는 밤에 함부로 나섰다가는 절벽으로 떨어지거나 길을 잃고 헤매기 십상이다.
3월 태백에서 열린 회장기대회에 참가한 레슬링선수들이 임시로 이곳에 숙소를 정했다가 “제발 사람사는 곳으로 보내달라”고 사정했다는 후문. 이 말을 전해들은 육상 대표선수들은 입촌을 앞두고 코가 석자나 빠져있다.나가봤자 갈 곳도 없는 마당이니 이제 열심히 훈련하고 잘 자는 일만 남았다. 덕분에 육상기록은 쑥쑥 올라가겠네.
〈전창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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