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이야기]외국인투자자「관망세」는 定石중시 기법

  • 입력 1998년 6월 2일 18시 56분


최근 주식시장이 침체를 보이자 “종합주가지수가 얼마까지 내려갈 것인가”“언제쯤이 바닥인가”를 묻는 투자자들이 많다.

신통한 점쟁이라도 해답을 알 수 없는 문제다. 현실적으로는 상황 변수를 점검하면서 해답을 찾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 국내 증권시장 흐름을 좌지우지하는 주체는 외국인투자가이다. ‘왜 외국인 동향에 과민하게 반응하느냐’고 반발했던 ‘토종적 시장관’은 국제화된 국내 증시에서 오류였다는게 주가 흐름이 명백하게 보여준다.

올해초 대규모 매수를 했던 외국인들이 최근 관망자세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필요한 만큼 다 산 것일까 아니면 상황이 바뀐 것일까. 혹자는 지지부진한 구조조정과 환율의 불안정 우려 등을 들어 외국인투자가들이 적극적으로 매도하지 않는 것이 다행이라고 한다. 팔고 싶어도 많은 물량을 소화할 매수세력이 없어 처분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는 사람도 많다.

외국인투자자에게 가장 큰 부담은 국내 시장의 불투명성. 특히 금융 및 기업구조조정의 부진이다. 다음은 환율의 불안정성이다. 동남아 위기와 결부된 일본 중국 한국의 환율 변동의 위험성은 외국인의 심리 호전의 장애물이다.

외국인들이 관망자세를 보이는 것은 합리적 투자에 익숙한 정석투자기법으로 풀이된다. 중요한 투자변수인 구조조정의 방향과 진척상황 외환시장 안정이 그들 나름의 기준에 도달하기 전에는 외국인들은 계속 관망할 것으로 보인다.

길을 묻는 사람에게 정확한 방향을 모르고 알려주면 피해를 입힌다. 하물며 귀중한 재산을 투자하는 문제는 더욱 세심해야 한다. 단기매매가 아니라면 외국인 시각에서 구조조정과 환율 변동을 주의깊게 관찰하며 시장 흐름을 읽어야 한다.

김병진(삼성증권 개포지점 주식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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