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의 카드는 96년 한국시리즈 MVP에 빛나는 한국 최고의 잠수함 투수 이강철. ‘롯데 킬러’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이강철은 롯데전에서만 10연승을 기록(95년 7월9일 광주경기 이래).
올들어서도 4월 15일 광주전에서 시즌 첫승을 올린 뒤 자신의 5승중 2승을 롯데전에서 올리고 있었다.
한편 해태의 이강철 카드에 맞서 롯데는 주형광을 내세워 맞불작전을 폈다. 주형광은 올시즌 3승4패로 지난해에 이어 다시 5점대의 방어율을 보이는 등 부진하지만 해태전에서 만큼은 1승 1세이브로 무패를 기록중.
팽팽한 경기에 균형이 깨진 것은 해태의 5회초 공격. 주형광은 선두타자 이호준을 3루수 앞 평범한 땅볼로 처리, 범퇴행진을 계속하는 듯 했다. 그러나 이호성에게 왼쪽 깊숙이 흐르는 2루타를 허용한 뒤 후속타자 김태룡에게 또다시 가운데 2루타를 허용하며 1실점했다.
해태는 특급소방수 임창용을 7회부터 내세워 승리를 굳히려 했다. 하지만 폭투성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 하나가 경기를 뒤집었다. 롯데는 8회말 2사후 임창용의 폭투성 낫아웃으로 김응국이 1루에 나간 뒤 마해영의 가운데 안타와 중견수 실책으로 1, 3루 상황이 됐다.
이어 타석에 나선 타격 1위 박정태는 제몫을 다했다. 임창용으로부터 왼쪽 2루타로 2득점, 롯데가 2대1로 통쾌한 역전승을 거뒀다.해태는 이날 패배로 3연패의 수렁에 빠지며 7위 롯데와 승차가 한경기차로 더 벌어졌다.
〈전 창기자〉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