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정신분석]가슴크고 허리 가는 모델

  • 입력 1998년 6월 5일 19시 30분


날씨가 더워지면 고민에 빠지는 여성들이 많다. 몸매에 자신이 없는 것이다. 요즘 세상은 말라깽이 천국이다. 복스럽게 생긴 ‘맏며느리감’은 기를 펴기 어렵다.

살을 빼야만 한다는 생각이 현대 여성의 뇌리에 굳게 박혀 있다.

이러한 심리를 상업적으로 활용하는 산업이 다이어트 산업. 과연 마른 여성이 아름다울까? 아름다움의 기준은 누구의 ‘눈’에 달려 있을까?

강박적 다이어트의 극단적 예는 ‘신경성 식이장애’다. 날씬하다 못해 말라깽이여야 남들 앞에서 떳떳하다는 잘못된 생각에 사로잡혀 체중계 위를 수시로 오르내린다. 생명이 위태로울 정도로 피골이 상접해도 살이 찔까봐 전전긍긍한다. 그들에게는 인생의 유일한 관심사가 살을 빼는 것이고 재능 돈 명예 등은 다 소용없는 일이다.

의자에 앉아 잠깐 쉬는 시간에도 살이 찔 것 같아 마음의 부담을 느끼며 몸을 쉴새 없이 움직이려 애를 쓴다.

다이어트 열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상업주의가 만들어낸 허황된 기준에 수많은 여성들이 놀아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들과 가정을 이루어야 할 운명을 타고 난 남성들도 덩달아 뛰고 있는 것이다.

한 예로 많은 모델들이 비정상적으로 가슴은 크고 허리는 가늘어 기형(畸形)을 이루고 있다. 상업주의가 만들어낸 허상일 뿐이다.

정도언(서울대의대 신경정신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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