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마당]열린음악회,IMF한파로 KBS홀 붙박이신세

  • 입력 1998년 6월 8일 07시 33분


열린음악회가 안방에만 앉아있는 까닭은?

봄 여름 가을이면 야외무대를 즐겨찾던 KBS ‘열린 음악회’. 짙푸른 녹음속에 울려퍼지는 정겨운 노래, 수만여 관객들의 물결치는 어깨, 쏟아지는 별빛…. 태양의 계절은 ‘열린 음악회’의 화음이 최고조를 구가하는 절정기였다.

그러나 올해는 ‘열린 음악회’가 아예 붙박이처럼 KBS홀을 떠나지 않는다. IMF직격탄을 맞았기 때문. 극심한 경제난에 쪼들리다보니 거액의 협찬금을 내고 지방이나 학교, 단체 등으로 ‘열린 음악회’를 ‘모셔가겠다’는 기업이나 기관이 나타나지 않는다. 올들어 KBS 밖에서 열린 것은 단 두번. 현재로선 올 여름 야외무대 유치신청이 한건도 없어 당분간 ‘외출’이 쉽지 않을 전망. 인기 절정이었던 95,96년의 경우 4월중순부터 10월초까지는 열에 아홉꼴로 외부무대에서 열렸다. 워낙 유치 신청이 몰려 최소한 3대1이상의 경쟁을 뚫어야만 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열린 음악회’를 지방에서 한번 개최하는데 드는 비용은 1억5천만원 가량. 출연진을 포함해 수백명의 ‘대 부대’가 이동해야 하고 5t트럭 3대분량의 대형스피커와 1백여개의 마이크, 60여개의 오케스트라용 특수마이크 등이 따라다닌다.

서태룡PD는 “그동안 야외무대가 많아지다보니 신세대 가수들의 신곡이 자주 등장한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이제 다시 ‘보통 시민들이 다 잘아는 친근한 노래를 함께 부르자’던 93년5월 첫 방송당시의 초심(初心)으로 돌아가자는 논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기홍기자〉l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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