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으로 보는 세상]IMF이후 치통환자 크게 늘어

  • 입력 1998년 6월 8일 19시 57분


경제위기가 치과병원의 풍경을 바꾸고 있다. 스트레스와 과로로 인한 치통 환자가 급증하고 치료비부터 따지는 ‘자린고비 환자’가 늘고 있는 것. 서울시치과의사회 김지학공보이사는 “최근 회원병원의 환자수가 지난해보다 20∼40% 줄었지만 스트레스로 치과병원을 찾는 이는 오히려 10% 늘었다”고 말했다.

서울 K치과의원엔 잠자면서 이를 갈아 치통이 생긴 환자가 하루 2,3명씩 찾아온다. IMF체제 이전에는 이런 환자가 거의 없었다. 이를 갈면 치아 아래 윗면이 닳아 세균이 번식하기 쉽고 턱관절에 무리가 와 구강질환이 생긴다. 특히 ‘참을 일’이 많아서인지 이를 꽉 물고 근무한 탓에 턱관절 이상을 호소하는 사람도 늘었다. 스트레스는 치통의 직접적 원인이 되기도 한다.

연세대치대 구강생물학과 박광균교수는 “스트레스를 받거나 과로하면 뇌에서 ‘카테콜라민’ 호르몬을 방출하는데 이것이 구강조직의 혈관을 수축, 영양과 산소의 공급을 방해해 염증을 일으킨다”고 말했다. 또 몸의 면역력이 떨어져 치통이 심해진다.

최동훈치과의원장은 “진료 중 검사비와 진료비를 하나하나 캐묻는 ‘자린고비 환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면서 “진료인지, 치료비상담인지 모를 정도”라고 말했다.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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