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편지]박인숙/『멀리있어도 한마음…힘내세요』

  • 입력 1998년 6월 10일 07시 30분


오늘 아침에는 세상의 티끌을 말끔히 씻어내려는듯 비가 내리는군요. 우리에게 닥친 현실이 너무 힘들지만 오늘 이렇게 축복의 비가 내리듯 저와 당신에게도 좋은 날이 올거라고 믿습니다.당신이 그토록 하고 싶어한 공부인데…. “평생 공부만 하고 살 수 있다면 좋겠다”면서 입버릇처럼 되뇌이던 당신이 “공부하고는 인연이 없는가 보다”며 공부를 포기할 때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 생각하니 제 가슴도 찢어지는 듯해요. 나중에 당신이 미련이 남아 자퇴가 아닌 휴학계를 냈다는 얘기를 듣고 저는 또한번 울어야 했습니다.

당신. 해외근무 신청했다구요. 전 괜찮아요. 좀 힘들겠지요. 하지만 아이들 열심히 키우면서 극복해 낼 자신이 있어요. 제가 늘 그랬잖아요. 부부란 좋을 때만 부부가 아니라고. 그러니 걱정말고 힘내세요.전 당신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아무런 힘이 되어주지 못하는 것 같아서요. 그럴 때마다 당신은 “내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된다”고 그랬죠. 저도 당신이 외국 어디에 있든지 우리 가족과 함께 숨쉬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답니다. 여보. 사랑해요.

박인숙(경기 성남시 금광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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