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거대한 도시의 발달이나 문화적 경제적 활동의 팽창이 인간에게 가져온 것은 인간 소외와 생활 환경의 파괴에 지나지 않았다.
인간의 자연에 대한 약탈행위는 결국 자원의 고갈과 식량위기의 형태로 나타나면서 인류의 미래에 불길한 조짐을 던져 주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기계만능론적 인간우월적 세계관이 형성된 것은 불과 4백여년전부터 였으며 이제야 문제의 중대성을 알게 된 인간은 인류가 살 수 있는 터전은 ‘하나 밖에 없는 지구’라는 사실을 깨닫고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지구는 동식물이나 미생물이 유기적 관계를 가지고 있는 공동체이다.그들 사이에는 먹이사슬 관계나 물질순환 등 끊임없는 불생불멸의 유전이 계속되고 있다. 아무리 자연을 지배하려고 해도 인간은 그렇게 할 수 없다.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자연의 움직임에 봉사하는 일 뿐이다.자연의 순리를 따라서 살아 갈 수 있을 뿐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반세기 동안 성공적인 경제발전에 힘입어 물질적인 풍요로움을 누리게 되었으나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의욕적인 개발에만 치우친 나머지 금수강산이라 불리던 우리 국토가 크게 훼손되고 말았다.
특히 1962년부터 착수한 산업화를 통한 경제성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농촌인구가 도시로 떠남에 따라 전체 농경지의 3.2%인 6만4천5백82㏊가 휴경지로 방치되고 있어(97년 자료) 국토의 효율적 이용에도 문제가 되고 있다. 또 이 휴경지에 제2차 천이(遷移)가 진행되고 있어 습지는 건생지(乾生地)로, 농지는 임지(林地)로 바뀌어 기존 생물서식환경에 교란이 발생함에 따라 많은 종이 멸종되고 있으며 다양한 생물이 공존하고 평화로웠던 농촌풍경도 사라지고 있다.
반면 도시에는 국토면적의 1.7%에 해당하는 좁은 땅에 인구의 70%가 몰려 살게 되니 자연히 녹지가 부족하고 환경 또한 삭막하게 되어 여기에 사는 도시인의 감성은 메마르게 됐다.
이제 우리는 사람과 자연이 더불어 사는 쾌적한 생활환경을 확보하고 유지하여 국민의 삶을 향상시키는 일과 지구촌 일원으로서 하나뿐인 지구를 살리는 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
우리나라도 세계무역기구(WTO)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에 따라 회원국 수준의 환경을 유지해야 함은 물론 국제환경보전활동에 있어서도 지도적인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 또 93년 리우환경회의 이후 국제적으로 중요한 과제로 등장하고 있는 생물다양성환경 조성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할 것이다.
정부에서는 선도기술개발사업(G7 Project)을 92년부터 시행하고 있으며 그 가운데 생태복원기술 연구가 농촌과 도시 그리고 하천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필자는 ‘농촌지역에서의 생물서식공간조성 기술개발’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이는 농촌의 방치된 논 밭 가운데 생산력이 떨어지고 경제성이 없는 휴경지(休耕地)를 활용하여 다양한 생물이 살수 있는 생태공원(生態公園)을 만드는 것이다.
또 농약이나 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자연농업을 통하여 먹을거리를 생산하면서도 다양한 생물과 공존하는 환경을 가꾸는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이 생태공원은 도시 청소년들과 가족단위의 자연학습 및 건전한 여가공간으로 활용되고 따라서 피폐해가는 농촌에 소득원이 될 것이다.
이제 우리도 양적인 성장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양과 질의 발전이 균형을 이룰 수 있는 정책수립이 필요하고 범세계적인 환경운동에도 동참하며 인간과 자연이 어우러져 사는 환경을 가꾸는 데 인색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심우경교수>
▼약력
△고려대 원예과학과 졸업 △영국 뉴캐슬대 객원교수 △고려대 원예과학과 교수 △한국 식물 인간 환경학회장 △서울시 인천시 건설기술심의위원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