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삼성전에서 감독 1천승을 올린 김응룡감독. 그의 호언장담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해태의 최근 5경기 성적은 4승1패. 4위 한화와의 승차는 1게임반에 불과하다. 11일 OB전을 연장 13회 홍현우의 끝내기 실책으로 내주지 않았더라면 5연승도 가능했다.
이 기간 해태의 팀타율은 0.277로 시즌 타율 0.253을 능가했다. 마운드는 더욱 탄탄했다. OB와의 3연전에선 이강철의 완봉승을 비롯해 31이닝동안 3점(2자책)밖에 내주지 않았다.
시즌초 해태가 ‘종이 호랑이’로 전락했던 이유는 ‘야구천재’ 이종범(주니치 드래건스)과 맏형 역할을 했던 이순철 조계현(이상 삼성)의 공백이 컸기 때문.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거포 이호성마저 타율 0.138에 발목부상으로 교체선수로나 나가는 실정. 선발 라인업을 보면 3년전 2군 멤버를 그대로 옮겨놓았다.
그나마 장성호가 6홈런에 타율 0.297로 16위에 올라있는 것이 고작. 간판타자 홍현우는 타율 0.267 5홈런 19타점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해태는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특유의 근성과 김감독의 용병술, 탄탄한 마운드를 앞세워 4강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12일 현재 팀타율은 6위, 홈런은 29개로 꼴찌지만 방어율은 3.93으로 현대(2.88)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특히 개인 방어율 순위에선 임창용이 1위(1.46), 이대진이 3위(2.11), 이강철이 4위(2.13)에 올라 전체적으로 투수층이 두꺼운 현대를 오히려 앞지르고 있다. 야구는 투수놀음. 투수력이 안정된 해태의 상승 가능성은 그만큼 높은 셈이다.
상위팀들이 현대에 무더기 승수를 헌납한 가운데 주말 호랑이굴 광주에서 현대와 3연전을 치르는 해태의 행보가 눈길을 끄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해태는 시즌초 꼴찌의 수모도 당했지만 현대에는 3승3패의 호각세로 팬으로부터 현대의 독주를 막을 유일한 팀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