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의 다리 옆에 6개 차로(車路) 길이 5백m의 통일대교가 오늘 개통된다. 자유의 다리는 민족분단을 상징하는 비극의 다리로 조용히 역사속에 물러앉고 통일대교가 민족의 염원을 풀고 남북한을 시원히 연결해줄 가교 역할을 맡게 됐다. 76년 북한경비병의 ‘도끼만행사건’으로 유명한 돌아오지 않는 다리나 북한측이 사흘만에 급조해 이름붙여진 72시간 다리도 언젠가는 자유의 다리와 같은 운명이 될 것이다.
▼소떼 5백마리를 차에 싣고 이북의 고향을 찾아가는 정주영(鄭周永)현대명예회장은 통일대교를 건너 북한으로 가는 첫 인사가 된다. 정회장은 판문점에서는 돌아오지 않는 다리 대신 북측의 72시간 다리를 건너 북으로 향할 예정이다. 소 5백마리를 싣고 갈 트럭은 5t과 8t으로 모두 50대. 그 긴 행렬이 통일대교를 건너 북으로 가는 모습은 누가 보아도 가슴 설레는 장관일 것이다.
▼물론 소떼를 몰고 판문점을 통해 고향 통천을 찾아가는 정회장은 어느 때보다 감회가 새로울 것이다. 그는 고향과 아버지 그리고 소에 대한 각별한 추억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회장은 또 ‘전공’이 건설분야다. 북으로 올라가면서 확 뚫린 남북한 통로를 누구보다 절실히 구상하지는 않을까.
〈남찬순 논설위원〉chans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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