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호남 일부 지역에서는 붉은곰팡이병과 ‘이삭 겉마름’현상 등으로 보리 알곡이 부실해지자 수확을 해봐야 비용도 못건진다며 아예 보리밭을 불태우거나 갈아엎는 사례까지 속출하고 있다.
전북 군산시 옥구읍 수산리에 사는 농민 김모씨(63)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보리밭 1천2백평을 불태웠다.
전북 김제시 진봉면에서도 최근 김모씨(60)등 10여 농가가 트랙터로 보리밭을 갈아엎었고 부안군 백산면의 이모씨(50)도 1천2백평의 보리밭을 갈아엎었다.
이씨는 “보리밭 1천2백평을 수확할 경우 예년에는 40㎏들이 50포대가 나왔으나 올해는 30포대도 안될 것 같아 수확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호남지역의 경우 보리이삭이 패는 4월 초순경 비가 자주 내려 뿌리가 활력을 잃은데다 붉은곰팡이병이 급속히 번져 보리 수확량이 예년에 비해 30%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남농촌진흥원 관계자는 “엘니뇨의 영향으로 5월 평균기온이 높아져 붉은곰팡이병이 번진 것 같다”며 “74년에도 붉은곰팡이병이 번져 전국의 단위 면적당 수확량이 예년보다 34% 감소했었다”고 말했다.
〈전주·광주〓김광오·정승호기자〉ko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