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초지종을 들었다. 시험준비로 밤을 새고 빈혈까지 있어 학교에서 지하철을 타고 돌아오는 길에 정신을 잃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승객들이 힐끔힐끔 쳐다보는 가운데 지하철 바닥에 그대로 쓰러져 있었다는 것이다.
동생은 온 힘을 다해 일어나 기다시피 지하철에서 빠져나와 겨우 의자에 앉았다고 한다. 그러나 누구 하나 동생을 부축해 주는 이가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어린 학생이 지하철 안에서 쓰러졌는데 어른이고 젊은 사람이고 어떻게 쳐다만 보고 모른 체 할 수 있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무슨 전염병 환자도 아니고 잠시 기절한 것 뿐인데. 우리 사회의 이기주의가 이 정도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쓰러진 동생을 외면했던 사람들에게 호소하고 싶다. “여러분에게도 가족이 있고 그런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길이건 버스이건 지하철안에서건 누군가 쓰러져 있다면 도와주십시오.”
신지선(영등포구 여의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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