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의 창]정철/월드컵덕 태극기 실컷 구경

  • 입력 1998년 6월 19일 07시 46분


수많은 국민들이 13일 저녁 리옹에서 개최된 월드컵 한―멕시코 전을 밤잠을 설쳐가며 안타깝게 지켜보았을 것이다. 리옹 현지의 교민 유학생은 물론 한국과 유럽에서 어렵게 표를 구해 찾아온 우리 응원단들도 리옹 제를랑 스타디움을 풀죽어 나와야 했다.

지금까지 리옹에서 우리 태극기가 가장 많이 휘날렸던 것은 이 경기를 전후해서가 아닌가 생각된다. 어린아이 손에 쥐어진 태극기에서부터 월드컵 개막 한달전부터 시내 곳곳에 매달린 태극기 등 일일이 헤아릴 수 없었다. 리옹의 어느 국기 제작업체는 전례없는 호황을 맞았다고도 한다.

리옹 시청옆 광장에는 연초부터 리옹에서 경기를 갖는 12개국의 국기가 게양돼 있었다. 그런데 잘 걸려있던 태극기가 정작 한―멕시코전이 있기 전날엔 위아래가 거꾸로 걸려 있는 것이 아닌가.

리옹에서의 첫 경기인 한―멕시코전을 앞두고 깨끗한 새 것으로 교체하면서 이런 일이 일어난 것 같다. 잘 해보려다 실수를 한 것이다. 다행히 신속한 조치를 취하여 바로잡기는 했지만, 지금까지 잘 걸려 있던 것이 하필이면….

한―멕시코전에서 첫 골을 기록했지만 개정된 FIFA 규정의 첫 적용대상이 된 우리의 ‘불행한 영웅’도 이러한 경우가 아니었을까.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어느 때보다 잘 하려고 노력했을 우리 선수들을 국민이 보다 따뜻한 마음으로 감싸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은 두 경기에서도 선전해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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