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리옹에서 우리 태극기가 가장 많이 휘날렸던 것은 이 경기를 전후해서가 아닌가 생각된다. 어린아이 손에 쥐어진 태극기에서부터 월드컵 개막 한달전부터 시내 곳곳에 매달린 태극기 등 일일이 헤아릴 수 없었다. 리옹의 어느 국기 제작업체는 전례없는 호황을 맞았다고도 한다.
리옹 시청옆 광장에는 연초부터 리옹에서 경기를 갖는 12개국의 국기가 게양돼 있었다. 그런데 잘 걸려있던 태극기가 정작 한―멕시코전이 있기 전날엔 위아래가 거꾸로 걸려 있는 것이 아닌가.
리옹에서의 첫 경기인 한―멕시코전을 앞두고 깨끗한 새 것으로 교체하면서 이런 일이 일어난 것 같다. 잘 해보려다 실수를 한 것이다. 다행히 신속한 조치를 취하여 바로잡기는 했지만, 지금까지 잘 걸려 있던 것이 하필이면….
한―멕시코전에서 첫 골을 기록했지만 개정된 FIFA 규정의 첫 적용대상이 된 우리의 ‘불행한 영웅’도 이러한 경우가 아니었을까.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어느 때보다 잘 하려고 노력했을 우리 선수들을 국민이 보다 따뜻한 마음으로 감싸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은 두 경기에서도 선전해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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